해을은 이헌을 사랑했고, 이헌은 해을을 애증했다.
그렇게 23년.
지난하고 잔인하기만 했던 그 시간의 끝에서,
이헌에게서 벗어나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고자 결심하는 해을.
“저는, 여길 나가면…… 다 바꿀 거예요.”
“…….”
“번호도 바꿀 거고, 집도 바꿀 거고, 다 바꿀 겁니다. 그리고…….”
“그리고?”
“살아서는, 부사장님 뵙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악몽과 같은 그녀의 그런 다짐이, 서이헌이라는 남자의 눈을 뜨게 만드는데…….
세상을 향해, 아니 자신의 세상이었던 해을을 향해 눈을 뜬 남자.
서이헌.
그의 사랑과 집착은 이제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