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이 차갑게 웃었다. 감정을 찾아볼 수 없는 무감한 얼굴이었다.
“그런 건 원하는 것을 다 얻고 난 다음에 해야지. 너무 쉬우면 재미없잖아.”
그럼에도 예고 없이 맞닿은 입술은 뜨겁고 아찔했다.
시야가 새하얗게 부서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피할 생각은 없었다. 오히려 바라던 바였다.
난 당신과 꼭 결혼해야만 해.
들켜서는 안 되는 은밀한 계획이 막 시작되고 있었다.
* * *
“왜 거짓말을 하세요?”
“글쎄. 여기서 거짓말한 사람이 나뿐일까?”
이준의 눈이 서은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꼭 눈을 통해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그러는 그쪽은, 차연주 씨가 맞긴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