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현대물 #오해/착각 #원나잇 #코믹/개그물 #삽질물

#강공 #능욕공 #무심공 #순진수 #잔망수 #까칠수 #굴림수

원룸 위아래에서 사는 대학 선후배인 연수와 도어. 그날도 둘은 같이 모여서 과제를 하고 있는데, 아랫집에서 생선 굽는 냄새가 올라온다. 비린내를 질색하는 연수는 아랫집을 욕하면서 생선이라는 생명체 자체에 대한 혐오감을 표시한다. 선배인 도어는 연수의 불평불만을 담담히 들을 뿐 별다른 반응이 없다. 과제를 하던 도중 피곤하다가 자려고 하는 연수에게 영양제 하나를 건네는 도어. '오메가' 써리'라는 신형 영양제로 매일 매일 꼬박 꼬박 챙겨먹으라는 당부를 잊지 않는다. 그렇게 며칠 동안 영양제를 먹은 연수는 기분이 좋아지고 피곤함도 가시는 효과를 느낀다. 다만 비린내에 대한 혐오감이 줄어드는 것 같은 것은 기분 탓일까?

다정한 선배가 건네준 영양제, 그 영양제와 선배의 정체. 이 모든 아리송한 모티브들을 관통하는 단어는 '비린내'. '정체불명의 약은 조심하자' 라는 교훈이 유쾌발랄한 단편.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재미는 높여서 스낵처럼 즐기는 BL - 한뼘 BL 컬렉션.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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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시리즈 및 저자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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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분량: 약 1.4만자 (종이책 추정 분량: 29쪽)

<미리 보기>

"아오, 씨! 냄새!"

연수는 거의 발작하는 수준으로 소파에서 굴러 내려갔다. 발이 바닥에 채 닿기도 전, 다급하게 창문을 닫았다. 이중 창문을 닫고도 올라오는 비린 냄새에 얼굴이 와락 구겨졌다. 냄새가 흩어져 사라지는 잠시도 참기 힘들었는지 섬유 향수를 곳곳에 뿌려댔다. 하지만 비린 냄새는 귀신같이 꽃향기를 뚫고 들어와 콧속 점막을 자극했다. 아주 징그러운 냄새였다.

"아, 짜증나!"

환기 차 문을 열었다가 생선 굽는 냄새 테러를 당했으니 심기가 좋을 리 없었다. 그 잠깐 새 옷에도 냄새가 밴 것 같았다. 연수는 좀 전에 샤워했는데 다시 씻어야 하나 고민하며 발을 쿵쿵 굴렀다. 아침부터 생선을 굽는 아래층에 대한 소심한 복수였다.

"왜 또. 무슨 일인데 짜증을 내냐."

연수가 발을 구르며 화를 내니, 옆에서 과제를 하던 도어는 어리둥절한 기색이었다.

"아, 형! 아래층에서 생선 굽는지 비린 냄새가 아주 진동하잖아! 내가 이래서 마당 딸린 단독주택에서 사는 게 꿈인 거라고!"

"너도 참 극성이다. 코가 그렇게 예민해서 어디다 써?"

"어디다 쓰긴! 창문 닫는 데 쓰지."

연수는 그렇게 툴툴 대면서도 섬유 향수 뿌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허공에도 뿌리고 이불에도 뿌리고 나중에는 입고 있는 옷에도 뿌렸다. 강한 향 때문에 코가 마비될 정도가 되어서야 향수병을 내렸다. 그 많던 액체는 반 이상 비워졌다.

연수는 새하얗게 불사른 얼굴을 하고는 '형은 위층에 살아서 저 냄새를 모른다, 저 집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꼭 생선을 굽는데 아주 미치겠다.' 며 하소연을 했다. 꼭 생선 굽는 저 아랫집 사람을 잡아다가 혼내 달라고 떼쓰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생선 냄새가 그렇게 별로야?"

도어는 과제를 하다 말고 진지하게 물었다. 그러자 연수가 머리칼을 죄 쥐어뜯으며 온몸으로 싫음을 어필했다.

"별로인 정도가 아니야! 생선은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져야 한다고!"

"...아니, 뭐 그렇게까지 혐오할 정도인가?"

"집에서 바퀴벌레가 튀어나와도 저 냄새 테러보다 덜 짜증 날 거야! 솔직히 생선 구울 때는 일주일 전부터 미리 알려야 한다고 생각해. 그래야 내가 마음의 준비를 하고 밖을 나가 있든가 하지!"

눈이 이글이글 타오르는 것이, 눈앞에 아랫집 사람이 있다면 당장 달려가 멱살을 잡고 왜 그런 간악한 음식을 먹느냐 따져 물을 기세였다. 그 모습이 어찌나 흉흉한지 도어도 결국 입을 딱 다물었다.

도어는 연수가 평소 냄새에 예민하고, 특히 비린 것에 취약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그래서 해산물은 입에도 대지 않고, 수산시장은커녕 마트를 갈 때도 생선 코너 반경 3미터 근처로는 얼씬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도어 역시 생선을 먹지 않으니 잘 맞는 이웃사촌이라 생각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알레르기 환자 반응하듯 혐오하는 모습은 조금 뜻밖이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생선의 어권을 조금 대변하며 나섰다.

"그래도 다 존재하는 이유가 있을 텐데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한다는 건 조금 너무 하지 않냐. 바퀴벌레랑 비교당했다는 걸 알면 생선도 몹시 슬퍼할 거야."

"뭐가 너무해. 나는 있는 그대로 말한 거야. 아, 어지러워."

연수는 한참을 씩씩대더니 소파에 엉금엉금 기어 올라갔다. 갑자기 빈혈이 와서 눈이 핑 돌았다. 가뜩이나 평소 체력도 좋지 않아 아껴서 써도 부족했다. 그런 저질 체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쓸데없는 일에 열을 올렸으니 지쳐 쓰러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선배. 나, 열나는 것 같아."

"잘한다. 그러기에 평소 운동을 좀 하라니까."

오래전에 유행하던 드립을 쳐보았지만 진지한 도어에겐 먹히지 않았다.

"피트니스 끊어줄 거 아니면 아무 말도 하지 마. 잔소리는 나한테 뭘 보태준 사람만 할 수 있어."

"너 그거 끊어줘 봐야 가긴 할 거냐? 중고 카페에 회원권 판매한다는 글이나 안 올라오면 다행이지."

"...형은 나를 너무 잘 알아. 이만 사라져줘야겠어."

연수가 탕탕, 총 쏘는 시늉을 하며 손을 휘둘렀다. 하지만 그마저도 지치는지 이내 손을 떨구고 꾸물꾸물 자세를 바꿨다. 하라는 과제는 안 하고 낮잠 한번 진하게 땡기려는 수작에 도어는 자리에서 일어나 성큼성큼 걸었다. 식탁 의자에 올려두었던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온 도어는 연수에게 그것을 훌쩍 던졌다. 그러자 그것이 연수의 엉덩이에 맞고 튕겨 나왔다. 눈을 감았던 연수는 슬그머니 엉덩이께를 비비며 도어를 보았다.

"뭐야?"

"잔소리하려면 보태주고 하라며."

명확하게 무엇이라 대답하지 않는 도어의 모습에 연수는 누운 채로 팔만 뻗어 바닥을 구르는 그것을 잡아들었다. 한 손에 딱 감기는 그립감. 엉덩이에 맞을 때부터 예상했던 대로의 무게감. 안에서 달그락거리며 존재감을 뽐내는 소리까지. 연수가 제 돈 주고 사 먹어 본 적이 없던 영양제였다.

투명한 캡슐의 외관으로 봤을 때 멀티 비타민이라거나 종합 영양제는 아니었다. 연수는 통을 뒤집어 성분표를 읽었다.

오... 메가 써리?

약통의 글씨를 읽다가 중요한 제품명에 난 오타를 보고 연수는 입술을 깨물었다. 애써 챙겨줬는데 여기서 성의 없는 제약 회사의 오타를 지적했다간 도어를 민망하게 할 수도 있었다. 당장에라도 끅끅대며 웃고 싶었지만 힘겹게 참아내고는 감사를 표했다.

"고마워. 그렇지 않아도 영양제라도 챙겨 먹어야지 하고 있었는데 검색해보니까 종류가 엄청 많이 나오더라고. 뭐가 좋은지 몰라서 엄두도 못 내고 있었는데 이거 먹어보고 좋으면 애용해야겠다."

"그거 검색해도 안 나올 거야. 나 아는 형이 제약 회사 다니는데 이번 신제품이라고 준거라 아직 시판되지 않았어."

"엑. 그럼 나한테 인체 실험 하는 거야?"

"무슨 인체 실험이야. 빨리 먹고 일어나서 과제나 해. 하루 한 알이야."

"아이고, 영감님. 알겠습니다요!"

연수는 도어의 구박에 느릿느릿 몸을 일으켰다. 생선 냄새를 핑계로 게으름 좀 피우려고 했더니 역시나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평소 귀찮음이 많은데다가, 눈에 보이지 않으면 잘 까먹는 성격 때문에 도어가 챙겨준 이 오메가 쓰리도 며칠 먹다가 말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챙겨준 성의가 있는데 당사자 앞에서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에 정수기 앞으로 다가갔다. 등 뒤에 달라붙는 시선이 집요할 정도라 연수는 캡슐 두 개를 입에 털어 넣고는 보란 듯이 물을 꿀꺽꿀꺽 들이켰다. 그리고 입을 벌려 완전히 삼켰다는 것을 보였다. 그제야 뒤통수를 뚫으려던 시선이 거두어졌다.

"잘 챙겨 먹어. 매일 확인할 거야."

"어련하시겠어요."

<한뼘 BL 컬렉션 시리즈>

시간과 비용 부담을 확 줄여서, BL 초심자도 가볍게 읽는 컬렉션입니다.

내 취향이 무엇인지, 어떤 주인공에게 끌리는지, 다른 사람들은 뭘 읽고 좋아하는지 궁금하셨지만, 몇십만 자가 넘는 장편을 다 떼야 알 수 있다는 생각..... 이제는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가볍게 읽으면서 스낵처럼 즐기는 새로운 스타일의 BL들이 찾아 옵니다.

앞으로 나올 한뼘 BL 시리즈를 기대해 주세요.

(참고) 한뼘 BL 컬렉션 내 번호는, 편의상의 부여된 것으로, 읽는 순서와 관련이 없습니다. 컬렉션 내 모든 작품이 그 자체로 완결됩니다.

출간 (예정) 목록

_잭과 촉수나무_뀰즙

_아낌없이 주는 촉수나무_뀰즙

_잠자는 숲속의 촉수나무_뀰즙

_오메가 써리_뀰즙

위의 도서 외 매달 10여종 이상을 발간하고 있습니다.